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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문여행 #5 배다리에서 인천의 옛 모습을 만나다. - 채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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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문여행 #5 배다리에서 인천의 옛 모습을 만나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을 먼저 들렀다가, 20분쯤 걸어 배다리로 가면, 이 동네의 옛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약간 높은 언덕 같은 수도국산은 인천 최초의 상수도 시설인 송현 배수지가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 노량진 정수장에서, 여기까지 물을 끌어와 수돗물을 공급했다. 달동네 박물관은 인천 구도심, 특히 동구 지역의 1970년대 어름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창영초교에서 배다리 헌책방 삼거리 쪽으로 가다보면, 왼편으로 옛 인천 양조장 건물이 보인다. 바깥에는 커다란 양철 로봇이 지키고 있다. 스페이스 빔이라는 지역 문화단체가 쓰고있다. 헌책방 삼거리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 동구청 방향으로 성냥 박물관이 있다. 규모는 아주 작지만, 우리나라 성냥 산업의 역사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공간이다.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활기가 돌고 있다. 1970년대부터 이곳에서 헌책방을 지켜온 아벨서점 곽현숙 사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 동구청, 특히나 이곳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합작해 일궈낸 결과다. 동구청은 배다리의 외관부터 바꾸기 위해, 많은 사업비를 투입하고 있다. 식당과 각종 공방이 들어서고, 카페들도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헌책방에 들어가면 책장에 꽂힌 책이 나를 부르는 신호에 감전될 때가 있다. 사고 싶은 책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그 책과 딱 눈이 맞는 순간이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헌책방이 주는 신비로운 체험이다. 헌책방거리에서 동인천역 방향으로 오른쪽 모서리를 돌아가면 1950년대 유명 잡화점이었던 조흥상회 건물이 있다. 청산별곡 등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되살려낸 이 건물에는, 나비날다 책방 등 작은 서점과 전시장이 들어섰고, 지금은 문화유산 국민신탁에서 매입해, 공공재로 탈바꿈할 도약을 준비 중이다.